오정해의 홀로 아리랑 (국민대통합 아리랑을 보고)
- 작성일
- 2022.11.24 20:51
- 등록자
- 김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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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해의 홀로 아리랑
전남대 명예교수 김원태
오정해는 30년 전에 크게 히트한 영화 ‘서편제’의 여주인공이었다. 영화에서 처음 보았던 오정해를 ‘서편제’ 이후 30년만에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다. 어느새 50줄에 들어섰지만 서편제 당시의 청순하고 앳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녀는 목포출신의 미스춘향이자 남원의 판소리 경연대회에서 장원을 한 국악인이라고 한다. 그녀는 목포MBC의 ‘어영차 바다야’에서 매주 진행을 맡아 매우 친숙한 얼굴이다. 그녀는 지난 11월 17일 무안승달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전남일보 주최의 ‘2022 국민 대통합 아리랑’ 공연에서 사회를 맡고 노래도 불렀다.
2012년 유네스코에서는 한국의 3대 아리랑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전남의 진도아리랑, 경남의 밀양아리랑,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등 3대 아리랑 등재 기념으로 전남일보, 경남일보, 강원일보에서 매년 ‘국민대통합 아리랑’ 공연을 개최해 오고 있다. 전남일보에서는 10년을 하루같이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 국악을 보존, 계승, 발전시키는데 힘써 왔는데 올해 등재 1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무안에서 가진 공연을 기쁜 마음으로 참관하였다.
이날 공연은 줄타기 아리랑, 팔도 아리랑, 빗속의 아리랑, 캐논 가야금 3중주, 북의 아리랑, 홀로 아리랑, 전통연희 아리랑 등이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국악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우리 시골 사람들에게 우리 것에 공감하고 흥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 객석을 가득 메운 남녀노소 청중들은 열띈 호응과 뜨거운 박수갈채로 공연자들을 격려하였다.
오정해는 능숙한 화술과 친숙한 분위기 조성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또한 청아한 목소리로 ‘홀로 아리랑’을 열창했는데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
그녀는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라는 후렴 가사를 부를 때는 옆 사람과 손을 잡고 높이 들어 흔들며 같이 부르기를 유도하였고 청중들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따라 했다. 아리랑은 좌우도 남북도 학연도 지연도 초월한다. 우리 살과 피와 뼈속에 면면히 흐르는 민족적 정서가 바로 아리랑이 아닐까 싶다. 손과 손을 꽉 잡고 모두가 이 노래를 열창한 것은 국민대통합이라는 취지의 공연의도와 매우 잘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이날 공연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10대 소년 소녀들이 다수 참여했다는 것이다. 휴대폰과 게임의 노예가 되고 햄버거와 피자에 빠져 버릴 나이의 그들이 이날 공연의 중요한 한 축을 훌륭하게 담당하였다. 맨 첫 순서인 개막공연으로 선보인 줄타기 아리랑의 주인공은 10대 학생들 두명이었다.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뛰고 도는 명연기를 보여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이들은 자신감과 여유로운 몸짓으로 전통적인 줄타기 공연을 성공리에 마쳐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빗속의 아리랑은 전문예술단체 ‘풍물천지’가 공연했는데 6명의 공연자 남녀가 모두 10대 학생들이었다. 이 예술단체는 유럽 에딘버러 예술단을 포함해 3년 넘게 국내외 다양한 무대활동을 해오고 있는 지역 풍물단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북, 장구, 춤 등의 공연에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이 다수 출연해서 젊은이들의 외면으로 국악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다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되었는데 아리랑과 더불어 국악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빛고을 무등 가야금 연주단이 드럼 반주로 같이 연주한 ‘캐논 3중주’는 국악기와 양악기와의 협연으로 공동발전 가능성을 모색한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더구나 그 곡에 맞춰서 두 사람의 춤꾼이 보인 팝핀 춤은 현대무용과의 성공적인 조화를 보여주었다.
맨 끝 순서인 와우농악도 10대 학생들이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농악의 백미인 열두발 상모 돌리기로 대미를 장식한 이날의 공연은 두고 두고 그 감흥과 감동이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오정해의 멋진 사회와 훌륭한 공연을 현장에 참석한 청중들만 감상하기에는 너무 아쉽고 아까웠다. 앞으로의 공연을 유튜브로 생방송과 녹화방송을 한다면 더 많은 국민들에게 국민대통합에 참여시키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